지난 후기의 봉화-태백 라이딩을 마치고, 다음 날인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니 오늘도 날씨가 맑다는 예보였습니다.
귀한 단풍시즌의 주말이라 또 어디론가 떠나야 할 것 같았습니다.
간만에 속리산 말티재나 갈까...해서 인X타 피드에 올라온 사진을 최신순으로 정렬하니 그쪽은 단풍이 아직이더라구요.
하기사 전날 강원도도 그랬으니 더 남쪽은 안봐도 뻔했습니다.
그래서 그보단 좀 더 북쪽, 올해는 소백산 라이딩을 한번도 못했구나 싶었습니다.
소백산을 일주하는 나름 많이 알려진 라이딩코스, 그걸 반시계방향으로 돌기로 했습니다.
잽싸게 작년에 라이딩한 기록을 스트라바에서 찾아 다운로드 받아 가민에 넣고, 부랴부랴 옷입고-이번엔 로드라서 져지, 빕- 중앙고속도로를 냅다 달려 풍기읍사무소 도착
고속도로 타면 한시간 조금 더 걸리는 거리니까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았습니다.
라이딩코스 선정에서 실행까지 참으로 신속했네요.ㅎㅎ
전날보단 좀 늦은 시간에 출발했고 영주는 그나마 봉화만큼 춥진 않아서 적당하게만 보온을 고려한 복장이었습니다.
상의는 가성비의 산틱 베이스레이어에 라파 반팔 윈드블럭 브레베져지, 그리고 챕터3 1.91암워머입니다.
브린제까진 필요없을 것 같았습니다.
챕터3 암워머는 카스텔리의 써모플렉스 암워머랑 같은 건데 훨씬 이쁩니다.;;
카스텔리는 오래 입으면 갈라지는 브랜드 로고패치 좀 수정해주면 좋겠는데 최상위급 제품들도 똑같더라구요.
아쉬우면 동사의 감성라인업인 챕터3를 사라는 건지...(저 패치는 섬유재질에 바느질로 박아놨더군요.)
빕숏은 원래 우중라이딩용인 스포트풀 노레인2를 입었는데 이게 약기모처리된 거라 간절기에 그냥 입기에도 괜찮습니다.
다리는 추위를 덜 타서 자외선차단 다리토시만 했고...
발은 시린 거 싫어서 두꺼운 울양말에 예전에 단종된 스페셜라이즈드 윈드스토퍼 토커버를 신었습니다.
(투습되는 원단의 '토커버'는 흔치 않습니다. 대체로 네오프랜 소재인데 스페셜라이즈드에서 단종시켜서 아쉬운 제품입니다.)
주간라이딩 동안 딱 적당했습니다.
복장관련해서 자세히 적는 건 간절기 의류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간혹 계셔서 입니다.^^
출발해서 얼마지나지 않아 만나는 여우 미끄럼틀
작년 11월 갔을 때 공사중이던데 다시 와보니 완성되어 있네요.
부석사 방면의 은행나무 가로수길인데요.
정말 예뻤습니다.
이날 단풍보다 훨씬 보기 좋았습니다.
바닥에 은행열매 냄새가 조금 나긴 했지만요.^^
그렇게 은행나무와 하늘보며 힐링하고 달리는데, 부석사와 마구령 갈림길 바로 얼마 전의 길가에 뜬금 세련된 외관의 건물이 있네요?
슬쩍 들여다 보니 카페였군요.
안에 머신과 그라인더도 좋은 거구요.
(카페 고르는 기준이 참 특이합니다. 게다가 이미 안에 들어와 있음ㅋㅋ)
마카다미아 스콘이랑 에스프레소 한잔 시켰는데...
스콘에 마카다미아가 거의 반이더군요.
완전 혜자였습니다.
커피도 괜찮았구요.
얼마 전에 잠냥님 상주 200K 후기에 지방 어디서라도 커피걱정은 할 일 없겠다는 이야기도 생각나더군요.
또 카페에서 한참을 창밖경치를 보며 여유를 부렸습니다.
파란하늘과 은행나무, 그리고 시골 풍경이 정말 좋더군요.
이제 마구령인데 카페인과 당보충은 확실히 하고 가게 되었습니다.^^
마구령 도입부입니다.
버스통행불가
여기가 영주 부석면에서 단양 방면으로 가는 지름길인 듯도 합니다.
좁은 길이지만 차량통행은 의외로 많습니다.
반시계 방향으로 이 코스를 도는 건 마구령은 역시 남쪽에서 북쪽으로 오르는 게 제맛(...)이기 때문입니다.
가민엣지의 클라임프로로 본 마구령 남북구간 고도표입니다.
100m이상 이어지는 경사도 20프로대 구간이 두군데에 걸쳐 있습니다.
(그래프의 진한 색 부분, 저 때도 아래쪽 구간을 지나고 있었고 경사도 21%)
쉬어가는 구간은 있습니다.
16%나오면 다리가 편해지는 신기한 마구령 남->북 코스
급경사 구간 오를 땐 체중을 앞에다 실어야 합니다.
안그러면 앞바퀴 들리면서 뒤집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나무 낙엽깔린 곳은 무리하게 댄싱하면 뒷바퀴 슬립납니다.
오르막에서 저속으로 넘어지더라도 아프지 않지는 않죠.;;
혹시나 처음 가시는 분들은 주의하시면 좋겠습니다.
경사도와는 별개로 경치가 정말 아름다운 고갯길이기도 합니다.
나무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새소리가 좋은 곳입니다.
정상에서 한 컷 찍구요.
전날 브롬톤으로 석개재를 올랐더니, 이상하게 로드로 오르는 마구령이 그리 어렵진 않은 느낌이었습니다.;;
이 코스를 반시계방향으로 돌아서 마구령을 남쪽에서 오르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단양방면 다운힐의 침엽수림이 너무 좋습니다.
남->북 방향 만큼은 아니지만 여기도 경사도 16%는 계속 찍는데요.
힘들다고 지면에 머리박고 올라가면 이 경치를 볼 여유가 없습니다.(끌바제외)
다운힐은 정승처럼 여길 천천히 구경하며 내려가면 참 아름다워요.
여름이면 깨끗한 계곡물에 잠시 발 담궈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베틀재입니다.
살짝 길긴 한데, 이 고개는 단양에서 오르면 11%경사가 쭉 이어져서 더 힘들었던 기억입니다.
정상의 단풍나무 몇그루가 예뻐서 한 컷
그 다음은 짧게 오르는 구간인데 남한강지류 풍경이 괜찮아서 또 한 컷
밤재는 이전 고개들과 비교하면 그냥 낙타등(...)느낌입니다.
그리고 이날 주 관광코스인 보발재를 오릅니다
단풍은 아직 좀 부족하더라구요.
아마 이번 주말 정말 좋았었지 싶습니다.
근데 워낙에 핫플이라 그런지 사람에 차에...
드론샷이 정말 멋지게 나오는 곳이기도 해서 위에는 드론 날라다니는 윙윙소리까지...;;
다시 가라면 절래 절래~
여긴 좀 이른 시간에 보는 게 나을 듯 싶더라구요.
그래도 고개니까 인증샷 하나
다운힐 중에 잠시 서서 차량 없는 틈을 타서 또 한 컷
이제 단양 읍내 방면으로 달립니다.
하늘에 패러글라이더들이 날라다니는데요.
저 활공장도 자전거타고 오를 수 있습니다.
그 유명한 영월 별마로처럼요.
위에 '카페산'이라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는데 여기 빵하고 커피가 되게 맛있어요.
다만 경사도와 상승고도가 만만치 않으니 시간과 힘이 남으시는 분들만...
(별마로보다 훨신 힘듭니다. 여기보다 더 힘든 문경 단산활공장이란 곳도 있긴 합니다.)
읍내방면 길도 차량통행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것도 없는 잠깐 틈을 타서 찍었습니다.
플라타너스(?) 길이 참 예쁘더라구요.
그리고 고수재, 느새재, 노동재...를 비롯한 기타등등 고개를 넘어서 내려가면...
굴다리가 나오고...
바로 죽령입니다.
죽령은 경사도가 그렇게 높진 않지만 길죠.
백두대간 그란폰도 해보신 분들은 아실테지만...
제 느낌은 국토종주길 이화령을 두배 연장한 느낌의 경사도와 길이입니다.
터널이 생겨서 차량통행은 적은 편인데, 그래도 관광객들이 좀 있어서 정상쪽엔 뭔가 새로운 건물이 생겼더군요.
여기도 기념샷 찍구요.
신나게 다운힐하면....
(정말 신나게 계속 내려갑니다. 역시나 백두대간 그란폰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출발지인 풍기읍입니다.
특산품이 인삼이라 삼계탕 먹어도 좋겠지만...
전 출발이 늦어서 이렇게 한바퀴 도니까 또 빨리 돌아가야만 할 시간이더라구요.
이 코스는 가을에 돌기에 참 적당합니다.
풍기IC나 단양IC 인근을 출발지로 정하면 되서 나름 접근성도 괜찮은 편이구요.
110Km에 획득고도는 2500m정도니까 로드로는 큰 무리없습니다.
혹 아쉬우면 '카페산'도 오르고 단양읍내서 식사하시고 '도담삼봉'까지 찍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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