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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실카 피스타 플러스 플로어펌프

예전부터 실카 장펌프가 하나 갖고 싶었는데 무심코 자당 질문글을 보다 직구보다 싼 가격의 국내가에 제가 낚여서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요즘 환율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정말 싸게-정확히는 싼데 비싸게- 구입했습니다

이왕이면 한방에 '슈퍼 피스타 얼티밋 히로에디션'이지...라고 생각하다가 그건 솔직히 좀 무리라고 생각하고 아예 접어 두고 있었습니다.

펌프에 60만원을 쓰기엔 너무 부담이 컸죠.;;

그러다 지난 번 펌프구입 추천글에 oralburn님이 '피스타 플러스' 펌프의 국내가가 괜찮다는 댓글을 다셔서 찾아보니까 정말 그렇더라구요.

199불짜리가 19만원선, 지금 환율이면 정말 싼데다 저는 쿠폰까지 먹여서 16만원대에 구입했습니다.

자전거도 아니고 자전거에 바람넣는 펌프가 16만원이면 어이없을 분들도 많을 테지만 정가대비론 확실히 싸긴 하니까요.^^;;

(위에 언급한 얼티밋 히로 에디션은 저도 참 어이없는 가격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만듬새를 보자면 단순 펌프가 아니가 공예품수준이긴 합니다)

 

가운데 실카 플러스, 왼쪽은 리자인 스틸 플로어드라이브, 오른쪽은 국민펌프 지요입니다.

 

실카펌프 압력게이지인데요.

가끔 이거 앞유리가 떨어져서 배송되는 경우가 있나봅니다.

전 다행히 양품으로 받았습니다.

혹시나 구입하실 분들은 이 부분 잘 확인해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저렴한 제품도 아닌데 이런 문제는 없어야 할텐데요.

이 부분만 아니면 전반적으론 참 괜찮은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실카 플러스는 작년 바이크루머닷컴에서 베스트 바이크펌프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https://bikerumor.com/best-bike-pum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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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kerumor.com

장펌프도 용도에 따라 여러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인 로드바이크-튜브리스 제외-에 쓰기엔 여러모로 좋습니다.

가끔 고압컴프레서나 샤오미 전동펌프가 더 낫지 않냐는 분도 계신데, 저도 다 있지만 고압장펌프가 실사용시 그냥 더 편합니다.

 

그럼 갖고 있는 장펌프 3종만 한번 비교해보겠습니다.

 

키순 정렬입니다.

리자인과 실카는 200psi 넘게 들어가는 고압펌프입니다.

그래서 실린더 직경이 더 가늘고 깁니다.

지요는 160psi, 리자인과 실카는 220psi 고압게이지입니다.

실카의 게이지 정밀도는 +-2%라고 합니다.

리자인과 실카는 발판이 알루미늄 금속재질입니다.

발판재질은 안정감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지요는 누를 때 좌우로 휘청휘청 불안합니다.-_-

 

지요는 손잡이가 플라스틱이고 리자인과 실카는 나무입니다.

이 역시 차이 꽤 심하게 납니다.

전 무조건 나무 추천합니다.^^

손이 작으면 리자인의 나무손잡이가 가늘어서 더 편할겁니다.

둘다 플라스틱에 비하면 비교가 안되게 좋습니다.^^

이 촉감 저한텐 아주 중요한 부분입니다.;;

 

 

지요의 척인데요.

아주 구형은 플라스틱이었는데 이후에 이렇게 금속으로 바뀌었습니다.

재질이야 어찌되었든 개인적으론 이런 레버타입 참 싫어합니다.

겨울에 바람 다 넣고 저 레버 제끼다 꽁꽁 언 손가락 찍히면 눈물 찔끔합니다.ㅜㅜ

제끼면서 미묘하게 바람빠져서 공기압 틀어지는 문제도 그렇구요.(공기압 조금이라도 안맞는 거 역시 전 싫어합니다.^^)

펌프본체에 비하자면 척의 만듬새 자체는 나쁘지 않은데 제가 쓰기엔 여러모로 불편하더라구요.

 

가운데는 실카입니다.

그냥 꾹 누르면 프레스타 밸브에 꽂힙니다.

내부의 실리콘돔이 내부 공기압으로 꽉 눌러서 물어주게 되어 있습니다.

뺄때는 그냥 당기면 됩니다.

살짝 요령이 필요해도 익숙해지면 꽤 편합니다.

슈레더 타입은 앞쪽 뭉치빼고 밸브에 돌려 체결하면 됩니다.

 

맨위에는 리자인의 프레스타 슈레더 겸용 ABS2척인데, 요즘은 이거 안달려 나옵니다.

저는 참 괜찮아보여서 샀었는데, 프레스타 밸브코어를 가린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밸브에 꽂고 저기 빨간링을 앞으로 밀어서 돌려 체결한 다음, 주입 후 링을 당기고 빼면 공기압 손실없이 깔끔하게 탈착되는데...

나사산 짧은 밸브는 아예 체결자체가 되질 않습니다.

이것 땜에 일부 튜브는 바람을 넣을 수가 없었습니다.(그래서 지요를 추가로...;;)

요즘 신형은 이거대신 ABS PRO라는 척이 달려나오는 것 같더군요.

(물론 척만 따로 구입해서 교환할 수도 있습니다)

 

 

지요 펌프같은 경우엔 부품이 망가지면 그냥 버려야 할 수준으로 분해나 정비 용이성이 좋지 않아 패스하구요.

몇년동안 쓰다 부품을 별도로 구입할 수 있는 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기사 가격 생각하면 새로 하나 사는 게 나을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세부디테일이나 실린더 내부 등은 리자인과 실카만 비교해보겠습니다.

 

리자인은 실린더 상단 마개의 두개 구멍에다 스냅링 플라이어 꽂아서 돌려 풀면 되구요.

 

실카는 측면의 볼트를 풀어서 위로 당기면 빠집니다.

재질이나 마감이나 가격만큼 실카가 좋습니다.^^

 

왼쪽이 리자인, 오른쪽이 실카입니다.

리자인은 피스톤에 고무 O-Ring이 끼워져 있고, 실카는 추억의 가죽 가스켓입니다.

국민학교 시절 집에 쓰던 국산 자전거펌프도 가죽가스켓이었는데 추억돋습니다.^^

뒤에 다시 다룰테지만 가죽가스켓은 펌프질할 때 특유의 소리가 있습니다.

 

이 부품들은 리자인이나 실카 모두 마모되면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그밖에 호스나 척도 마찬가지입니다.

리자인도 역사가 짧긴 하지만 서비스 파트는 거의 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제품은 아니지만 전에 휴대용 펌프 A/S받은 경험을 비추어보면요)

 

대체로 실카쪽이 세부부품들을 분해하기 좋게 되어 있어서 수리 용이성도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리자인 상급 모델은 저도 안써봐서 얼마나 더 나은 지는 모르겠습니다.

 

추가로 실카 피스타 플러스 디테일 샷입니다.

실카는 에어브릿지와 체크밸브부분을 황동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 인상적입니다.

오리지널 이태리산도 아마 이 정도 마감이 나오진 않을 것 같습니다.^^

 

짧은 펌핑 영상들입니다.

 

지요는 발판이 플라스틱인데다 무게 중심이 좋지 않아 많이 휘청휘청합니다.ㅜㅜ

 

 

 

지요보단 훨씬 안정감있습니다.

리자인의 이 소리 기억해두시구요.

 

 

 

위에 리자인하고 소리가 좀 다르죠?

이 가죽가스켓 특유의 어딘가 좀 푼수같은(?) 소리는 어릴 때 추억의 '자전거뽐뿌'를 기억하게 만듭니다.

 

펌프질할 때 드는 힘은 리자인과 실카가 지요보단 훨씬 적습니다.

지요펌프도 조막만한 휴대용 펌프만 쓰던 분들에겐 아주 편할테지만, 장펌프들 사이에서도 '고압펌프'는 보다 적은 힘으로 공기를 주입할 수 있습니다.

타이어마다 다르지만 제 자전거 타이어에 같은 120psi를 넣었을 때 펌프질한 횟수는...

지요 36회, 리자인 32회, 의외로 실카는 42회로 많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것이 더 힘이 적게 들고 편한가를 봤을 땐 지요가 둘보다는 확실히 좋지 못했구요.

자전거 기어비로 생각하면 지요는 오르막에 아우터 체인링 걸어둔 것 같습니다.

실린더 직경이 굵다 보니 고압에선 힘이 많이 듭니다.

실카와 리자인 중에 더 편한 건 리자인이었습니다.

힘도 실카보다 조금 더 적게 들고 펌프질 횟수도 적습니다.

아무래도 실린더 직경도 더 작고, 길이는 꽤 더 길어서 그런 듯 싶습니다.

 

'가성비'로 보자면 저는 리자인 추천드립니다.

지요는 가성비로 봐도 비교대상조차 못된다고 일단은 생각합니다.;;

지요에서도 고압펌프가 나오는 것 같던데, 가격이 일반 지요보다 훨씬 비싸서 차라리 좀 더 보태서 리자인의 베이직 모델인 '스틸 플로어 드라이브' 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리자인은 사후지원까지도 꽤나 괜찮은 편입니다. 저도 저 리자인펌프 7년째 쓰고 있습니다.)

 

다만... 나도 쓰고 나중에 만약 내 아이가 자전거를 타게 되어도 쓸 펌프를 사야겠다...면 그냥 한방에 실카 사십시오.^^

리자인보다 살짝 힘이 더 든다 뿐이지 게이지 정밀도, 마감, 만듬새등 다른 모든 부분에서 우월합니다.

피스타 플러스는 수십년전 피스타의 현재형 생산모델이고, 빈티지 피스타의 소모품도 지금까지 공급되고 있습니다.(323, 242 가죽 가스켓 등등)

바이크루머닷컴의 플로어펌프 글을 보면 70년대 생산모델을 아직 쓰고 있다는 댓글도 보입니다.

오래도록 쓸 장펌프 찾으신다면 저도 한방에 실카 추천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