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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시마노 듀라에이스 R9250 DI2 사용기

 

여기는 전자기기 덕후들인 클리에 사용자모임이니까-하지만 단종된 지 20년 가까이ㅎㅎ- 커뮤니티 성격에 부합하는 글을 적어보겠습니다.

의외로? 상세한 사용기들은 거의 없는 것 같더라구요

어쨋든 가장 최근에 출시된 로드바이크용 12단 전동구동계이기도 해서 아직까지 스램 AXS에 비해 사용자 수가 적어서인 듯도 싶습니다.

보통 12단은 디스크브레이크 달린 최근 연식의 완차로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기에, 디스크브레이크 버전인 9270에 비해 림브레이크인 9250 사용자는 더더욱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도 물론 디스크 브레이크를 쓰고 싶지만 요새 자전거 가격이 너무 너무 많이 올라서....ㅜㅜ

 

사실 계획엔 없던 12단 업글이었습니다.

이걸 장착하게 된 5호기(-_-) 기추도 급작스럽게 이루어졌구요.

연식이 좀 된 자전거긴 한데, 한 때 '나이로 킨타나'가 잘 나가던 시절의 캐니언 얼티밋 CF SLX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거의 7년간 실내용 빨래걸이로만 활용되던 자전거라서 상태도 좋았지만, 구동계가 구형 울테그라 6870 DI2인 게 보면 볼 수록 못마땅하더군요.(기계나 전자기기를 좋아해선지 자전거도 프레임은 그렇게 안따지지만 구동계 욕심은 좀 있는 편입니다.-_-)

12단을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서 구동계를 바꿔야 겠으니 일단 뭘로 할 지 선택해야했습니다.

현재 로드바이크용 12단 구동계는 메이저 3사(시마노, 스램, 캄파뇰로)에서 모두 출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캄파뇰로를 제외하곤 전부 전동구동계로만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써보니까 역시나 전동이 좋습니다.;;

슈퍼레코드EPS는 너무 비싸니까 일단 제껴두고...(무조건 최상급-듀라에이스DI2, 레드AXS, 슈퍼레코드EPS-으로 쓴다는 전제입니다. 앞서 적었듯 구동계는 욕심이 많아서요;;)

스램 아니면 시마노인데, 저도 될 수 있으면 노재팬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기존 11단 사용자가 그나마 적은 비용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려니 결국 듀라에이스밖엔 안되겠더라구요.ㅜㅜ

스램은 12단부터 스프라켓바디규격이 바뀌어서(XDR), 휠셋, 내지는 허브바디 변경이 필수였습니다.

스프라켓도 10t부터 시작하고, 거기에 맞춰 체인링t수도 바뀌어서 어지간하면 크랭크까지 교환하는 게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기어비를 활용할 수 있겠더군요.

이러면 비용부담이 너무 커집니다.

차라리 디스크 브레이크 달린 프레임으로의 완차기변이 답이란 결론입니다.

하지만 저소득 월급쟁이 노동자인 저로선 있는 있는 프레임에 업글이나 해야죠.-_-

 

그래서 기존 휠셋과 크랭크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림브레이크 버전의 듀라에이스 9250DI2를 구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번에 다 사기는 역시나 너무 부담스러워서 매달 급여 받으면 한두개씩 드래곤볼 모으기로...ㅜㅜ

일단 무조건 업글이다... 빼도 박도 못하게 레버셋부터 구입했습니다

림브레이크 9250 DI2

 

 

12단 듀라에이스는 레버가 무선이라 들었고, 후드 상단 커버를 벗기면 코인전지 넣는 곳이...

없습니다?!

그냥 버튼만 보이네요?

구입하고 나서 알았지만 림브레이크 버전(R9250, R8150) 12단 레버셋은 오직 유선으로만(!) 연결됩니다.ㅜㅜ

배선 낚시질 안해도 될 거라 생각했는데...;;

무선연결은 디스크브레이크 버전 (R9270, R8170)만 됩니다.

시마노도 디스크브레이크 기변을 재촉하는 모양새로군요.

아마 차기 구동계는 림브레이크는 아예 지원하지 않지 않을까 합니다.

 

 

그나마 신형은 정션없이 레버끼리 SD300케이블로 연결하고, 레버 둘 중 하나의 배선을 바로 배터리에 꽂으면 됩니다.

 

 

고정밴드가 티타늄이고 브레이크레버가 카본인 걸 떠나서 가벼울 수 밖에 없습니다.

림브레이크 전동 구동계 레버셋은 그냥 스위치 몇개 달린 브레이크 레버일 뿐이니까요.

솔직히 이게 왜 기계식 9100레버셋보다 비싼 지 이해되질 않습니다.

시마노 기계식 레버야 내부가 복잡하면서도 고장이 잘 나지 않는 걸로 유명한데...

(스램 기계식은 정말 단순한 구조입니다. 그러면서도 고장빈도가 높습니다. 저도  내부 라쳇부분 직접 수리한 적이...)

전동 림브레이크 레버는 그냥 속이 텅 빈 깡통아닌가 싶은데...;;

유압식이야 무선에다가 리저브탱크, 마스터실린더가 있어서 더 비싸다고도 할 수 있지만요.

 

 

그 다음으로 구입한 뒷드레일러입니다.

RD-R9250

디스크브레이크나, 림브레이크 모두 동일하고 이번 신형 구동계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신형 DI2는 a정션, b정션이 모두 사라졌고, 스마트폰과 사이클링 컴퓨터와 연결하는 디플라이유닛 또한 필요없습니다.

뒷드레일러에서 블루투스LE와 ant+무선신호를 송수신합니다.

그리고 정션에 있던 충전포트와 설정버튼도 모두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유압디스크 레버셋을 제외하면 이번 신형구동계에서 가장 고가의 부품이기도 합니다.

(레버셋은 좌우 개별로도 구입할 수도 있으니 뒷드레일러가 단일 부품으론 제일 비쌉니다.)

역시 듀라에이스라 그런지 서보모터가 달려 있는 전동 드레일러임에도 생각보다 가볍습니다.

울테그라는 절반 가격인데... 그걸로 하려다 못내 아쉬울 것 같아서 한방에 듀라에이스입니다.ㅜㅜ

여담인데 제 경험상 스램이나 캄파뇰로는 구동계 등급에 따라 소재차이는 있을 지언정 '마감품질'자체가 크게 다르진 않은데, 시마노는 듀라에이스와 올테그라 부품을 자세히 보면 많이 차이납니다.

특히 흔한 볼트, 너트류를 보면 울테그라는 어디 공단 부품상에 가면 천원에 백개씩 파는 것들 같은데(...), 듀라에이스는 아예 전용으로 가공되어져 나옵니다.

티타늄 카본등의 사용비율이 높은 것도 물론 당연합니다만...흔한 부품들의 마감차이가 상당히 크더라구요.

가격이 두배차이나는 것도 그런 이유로 어느정도 납득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레버셋은 라이딩 중 하루종일 잡고 있는 거라 시마노라면 전 무조건 듀라에이스 씁니다.;;

뒷드레일러는 이번 신형에선 워낙에 핵심부품이라 좀 무리해서 R9250으로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부품은 두어달에 걸쳐서 천천히 사려고....

 

...했는데...

 

지난 대전300K브레베를 잘 마치고 다음날 브롬톤으로 대전시내 놀러다니다 낙차를 하고 맙니다.;;

요도파열 2주진단ㅜㅜ

당분간 자전거도 못타고, 그냥 남은 부품들을 냅다 질러서 조립이나 해야겠단 결론으로...

다음 달과 그 다음달의 나에게 가불해서요.

 

 

R9250 앞드레일러 실측 95.4g

울테그라 사면 타는 내내 듀라로 살걸 하는 아쉬움이 들 것 같아서 삼점셋 다 듀라에이스로 갑니다.

 

BT-DN300 배터리는 52.3g

생각보다 작고 가볍습니다.

 

구형배터리와 비교

그게 그겁니다.

단자와 케이블이 달라서 그냥은 호환안됩니다.

크기는 이정도입니다.

(새끼 손가락은 낙차때 같이 다쳤습니다.ㅜㅜ)

내장타입은 보통은 싯포스트안에 들어가지만, 캐니언은 배터리홀더가 있고 다운튜브 안쪽에 고정되더군요.

이걸 모르고 케이블 길이 계산을 잘못해서 좀 많아 남아 조립할 때 프레임안에 막 구겨 넣었습니다.;;

 

지난 R9100부터 매우 가늘어진 SD300케이블은 무게에 큰 의미가 없을 정도입니다.

단지 유선이라 낚시질이 귀찮을 뿐...

이번 신형구동계는 정션없이 케이블만 있으면 됩니다.

유압식이라면 두개, 림브레이크는 네개(유선레버ㅜㅜ)

길이에 따라 개당 3~4만원에 달해서 가격은 은근 부담입니다.

 

 

조립 전에 연결하고 충전 후 기능 점검부터.

 

 

뒷드레일러의 버튼을 길게 눌러 페어링모드로 전환한 다음 스마트폰 E-Tube 앱으로 연결해줍니다.

 

부품들 업데이트가 떠서 바로 해줬습니다.

무선으로 업데이트됩니다.

하지만 블루투스LE연결이라 그런 지 엄청 느려서 한참 걸렸습니다.-_-;;

 

함께 장착할 체인링과 스프라켓도 설정해줍니다.

 

싱크로나이즈드 시프트 속도 설정

 

싱크로나이즈드 시프트에서 앞뒷드레일러가 함께 변속되는 기어위치와 기어비

 

전동변속기는 스위치를 누르고 있는 동안 다단변속이 가능합니다.

그 범위와 속도설정입니다.

이번 신형구동계는 두배나 빨라졌다니 무제한에 최대속도로...^^

아마 현존 구동계 중에 가장 빠른 변속속도일 거라 생각합니다

 

 

레버의 버튼 커스텀입니다.

맘대로 바꿀 수 있습니다만 전 익숙한 디폴트로 냅뒀습니다.^^
변태적으로 쓰실 분들은 알아서...ㅎㅎ

예를 들면 싱크로나이즈드 시프트로 해놓고, 스램처럼 좌우측 레버 버튼 하나씩 쓰는 방법도 재밌을 듯 합니다.

 

전 업힐할 때 핸들바 가운데를 잡고 타는 경우가 많아서 위성 스위치도 있으면 편하겠지만... 제법 비싸서 다음 기회에 사려구요. 흑...ㅜㅜ

 

 

 

신형은 디플라이 없이 뒷드레일러와 바로 가민엣지와 무선연결이 됩니다.

주행 중 기어위치와 배터리 잔량도 볼 수 있고, 각종 설정도 가능합니다.

'소리톤'은 싱크로나이즈드 시프트 작동시 미리 알림음을 주는 것과 끝단에서 변속버튼을 눌렀을 때 끝단임을 알리는 경고음이 나오는 겁니다.

 

무제.mp4
4.48MB

 

 

 

6870은 탈거하고...

 

프레스핏 비비 빼다 부숴먹는 바람에 하나 새로 샀구요.ㅜㅜ

 

 

잘 낚시질 해서...

조립하면 됩니다.

 

완성

 

 

카세트는 울테그라 11-30t로 했습니다.

듀라에이스는 4배쯤 비쌉니다.ㄷㄷㄷ

큰 거 몇장이 티타늄이라 원래 비싸긴 했지만 이번 12단은 올라도 너무 올랐더라구요.

만약에 11-34t를 쓰게 된다면 이건 아마 무리를 해서라도 듀라에이스로 구입할 것 같습니다.

소재가 다르니 사이즈가 커지면 무게 차이도 훨씬 커집니다.

11-34t는 울테그라와 듀라에이스의 무게차이가 거진 100g에 가깝습니다.

이 정도면 거의 휠셋 한등급 차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죠.

 

크랭크는 구구형 9000입니다.

작년에 체인링이 다 닳아서 교체한 만큼 그대로 사용합니다.

11단 크랭크도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당연히 무게 재봐야죠.^^

 

알루미늄 클린쳐휠셋에다 아씨오마 듀오페달, XL사이즈 케이엣지 콤보마운트, 부쉬앤밀러 사이클스타 바엔드 후사경, 오르트립새들백마운트+보조버클, 바리아레이다 마운트, 물통케이지x2, 가민 속도센서 포함

 

6.77Kg

 

아무리 림브레이크라지만 생각보단 가볍더라구요.

레드22달린 1호기하고 별차이가 없네요.(이건 5호기입니다. 자전거가 자꾸 늘어납니다...;;)

 

부상 중이라 조립만 해두고 며칠 쉰 다음...

 

일단 가볍게 테스트라이드만 한번 가봤습니다.

12단 11-30t 카세트가 업힐에서 어느 정도 해줄까 궁금하기도 해서 급경사 오르막이 조금 포함된 곳으로요.

 

어둑한 저녁시간대에 폰카사진이라 좀 흔들렸습니다.

경사도 보시면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거라 생각되실 겁니다.

 

30t는 저도 처음 써봐서 28t와 얼마나 차이가 있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차이나더군요.

16%경사도는 시팅으로 충분히 오를 수 있었고, '짧게 나오는' 20%도 시팅으로 커버할 수 있었습니다.(물론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28t였다면 댄싱으로 꾸역꾸역 밟았을텐데요.

꽤 맘에 들었습니다.

 

현재 컴팩트 크랭크(50/34t)를 사용 중이라 11-34t카세트를 샀다면 최저 1.0기어비로 업힐 때 훨씬 편했겠지만 일부러 11-30t카세트를 구입한 건 16t가 있어서 입니다.

제가 업힐을 좋아해도 라이딩 전체가 업힐이진 않으니 평지 항속에 대한 고려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1단에서 듀라에이스 12-28t 카세트를 정말 유용하게 썼었습니다.

15-16-17t로 이어지는 스프라켓 구성덕분에요.

로드바이크로 평지를 타면 시속 30Km 초중반으로 주로 달리게 되는데, 이 때 이 스프라켓사이에서 아주 많이 변속합니다.

케이던스를 유지하며 페이스를 흐트러트리지 않고 체력을 아끼며 항속하기에 정말 좋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11단 12-28t에 32t만 추가된 12단 12-32t카세트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11t야 다운힐에서 가속하거나 평지 스프린트를 하지 않는 저에겐 굳이 없어도 되거든요.

시마노에서 추가로 출시해 준다면야 좋겠지만 과연...? ;;

 

 

 

약 27Km 테스트 라이드하며 변속한 횟수입니다.

말그대로 테스트라 일부러 변속을 많이 하긴 했어도 기본적으로 한번 라이딩에 수백 수천회는 기본입니다.

예전에는 자전거란 사람 힘으로 움직이는 거니까 변속도 사람힘으로 케이블을 당겨서 해야한다는 약간의 고집이랄 지 그런 게 좀 있었는데...

전동구동계를 써보니 참 좋고 편하더라구요.ㅎㅎ;;

칼같이 변속되고 엄청나게 빠르고 부드럽고, 케이블 늘어짐으로 인한 잔고장도 없고...

특히나 이번 12단에선 이 장점들이 정말 극대화되었습니다.

싱크로나이즈드 시프트도 잠깐 써보니 변속에 대한 고정관념이 무너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앞드레일러 변속하고 케이던스 유지를 위해서 뒷드레일러도 같이 변속해주고...이런 과정들을 자동으로 해주니 너무 너무 편했습니다.

거기다 '엄~청 빨라요'

전동 한번 써보면 기계식으로 못돌아간다고들 많이들 말씀하시는데, 솔직히 6870 쓸 땐 "기계식도 그렇게 나쁘진 않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9250 써보니 정말 기계식 쓰는 게 불편하다고까지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낀다고 아꼈는데도 비용이 상당히 들었지만 그래도 충분히 만족할만한 업글이 되었습니다.

레버셋 말고는 디스크브레이크와 다 동일한 부품이니 추후에 디스크브레이크 가더라도 그대로 활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더구나 발표는 작년 하반기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으로 풀린 게 올 상반기부터라 아직 따끈따끈한 신상이기도 하구요.

(스램은 타이밍상 내년이나 내 후년 마이너 업데이트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이상 조금 긴 사용기 마칩니다.^^